목욕 바구니에 현금다발이 '꽉꽉'…'90억' 돈세탁 수법 보니

입력 2024-03-18 13:10   수정 2024-03-18 13:19


80여명의 피해자에게 90억원을 뜯어낸 사기 조직에 상품권으로 자금을 세탁해준 일당이 검거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경법상 사기),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등의 은닉 및 가장) 위반 혐의를 받는 자금 세탁책 등 8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상품권 매매 법인을 통해 사기 조직의 범죄 수익금을 세탁해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의 사무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현금 22억원과 고급외제차를 포함한 차량 4대, 명품시계 등 총 28억 3968만원의 범죄수익을 환수했다.



사기범들은 유명 투자전문가를 사칭한 후 피해자들을 속여 90억원 상당의 금액을 가로챘다. 이들은 “동행 신탁프로젝트에 돈을 입금하면 저가에 주식을 매입하여 300∼600%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한캐쉬 코인 거래사이트에 투자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해당 금액을 현금화하기 위해 상품권 조직에 세탁을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거나 허위 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는 등 방식을 통해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세탁 조직은 2023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 오피스텔 및 아파트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허위상품권 매매 법인을 설립하고 법인 계좌 네 개를 개설해 사기범들이 건낸 자금세탁을 준비했다. 법인 계좌로 입금된 피해금을 상품권 업체를 통해 현금화하여 세탁한 후 건낸 것으로 알려졌따.

사기범 일당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상품권 조직과 공모, 허위의 상품권 매입·매도 영수증을 작성하고, 상품권업체 방문 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촬영해 놓는 방법을 썼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거래로 가장하기 위해 이들은 상품권 세탁업체 세 곳과 함께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상품권 조직의 자금세탁 총책은 사기 조직으로부터 돈을 입금받으면 이 돈을 공범인 허위 상품권 업체에 계좌이체했다. 이와 동시에 자금 세탁 총책은 B상품업체에 피해금을 현금화할 것을 지시했고, 돈을 전달받은 B사 대표 등 6명은 A상품권 업체에 수표를 출금해 전달한 후 다시 상품권을 전달받았다. 전달받은 상품권을 C 상품권 업체에 전달하면 C사는 이를 다시 A사에 상품권으로 전달하고 현금으로 받았다. 마지막으로 A사 현금 수거책과 자금세탁 책에 전달되는 식이었다. A, C 업체는 이 과정에서 대략 전체 수익금의 0.5%를 이익으로 돌려받았다.

이들은 해외에 거점을 두고 범행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아직 검거되지 않은 자금세탁 총책과 현금 책은 20대 남성으로 아직 베트남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 본거지를 둔 일당은 이 같은 투자사기 외에도 ‘AI분석 통한 금, 오일 투자사기’ ‘소셜미디어 대화를 통한 로맨스형 사기’ 등 다양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이용한 법인계좌 추적을 통해 자금을 세탁한 피해금 420억 원을 특정해 범죄수익은닉법을 적용하였고, 향후 추가로 피해자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베트남에 체류 중인 자금세탁 총책과 현금 수거책 등 공범에 대해서도 인터폴공조 등을 통해 추적·검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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